DID

DID와 예술·NFT — 창작물 진위 증명과 디지털 소유권 보호

v4-sr 2025. 11. 11. 16:30

1. 디지털 예술의 폭발적 성장과 진위 논란의 확대

 디지털 예술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전통적 회화나 조각뿐 아니라, 디지털 캔버스에서 탄생한 예술 작품이 NFT(Non-Fungible Token)라는 형태로 거래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급격한 변화는 동시에 심각한 신뢰의 위기를 초래했다. 누가 진짜 창작자인지, 누가 원본을 소유하고 있는지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NFT의 본질은 ‘디지털 자산의 희소성과 소유권을 증명하는 것’이지만, 현재 시장에는 타인의 이미지를 도용하거나, 동일한 작품을 여러 번 민팅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심지어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사람이 자신의 창작물로 속여 등록하는 경우도 있다. 예술의 디지털화가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동시에, 진위 문제와 저작권 침해라는 구조적 문제를 불러온 것이다.
 이런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DID(탈중앙화 신원 인증) 은 예술 시장의 질서를 회복할 수 있는 기술적 해결책으로 주목받는다. DID는 예술가의 디지털 신원을 증명하고, 그가 만든 작품의 출처와 진위를 블록체인 상에서 인증한다. 다시 말해 DID는 “이 작품을 누가 언제 만들었는가?”라는 예술의 본질적인 질문에 명확한 답을 줄 수 있는 기술이다.

 

DID와 예술·NFT — 창작물 진위 증명과 디지털 소유권 보호

 

2. DID 기반 창작물 등록과 NFT 연계 구조

 DID는 개인이나 기관이 중앙 기관의 허가 없이 자신의 신원을 직접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분산형 인증 기술이다. 예술가가 DID를 발급받으면, 자신의 이름과 경력, 작품 정보 등을 암호화된 형태로 기록해 두고, 이후 모든 창작 활동에 이 DID를 연결할 수 있다. 예술가는 작품을 NFT로 발행할 때 DID로 디지털 서명을 남기며, 그 정보가 블록체인에 영구히 기록된다.
 이렇게 등록된 작품은 언제든 검증 가능하다. NFT 플랫폼이나 갤러리, 수집가가 블록체인에서 해당 DID 서명을 조회하면, 원작자의 신원과 창작 시점, 소유 이력이 투명하게 드러난다. 이는 과거 미술 시장에서 위작 감정이나 위조 서명 문제로 발생하던 논란을 기술적으로 종식시킬 수 있는 방식이다.
 또한 DID는 작품 거래 후의 가치 흐름까지 관리할 수 있다.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결합하면, NFT가 2차·3차 거래될 때마다 원작자의 DID 지갑으로 자동 로열티가 분배된다. 이 기능은 예술가의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가능하게 하며, 작품이 전 세계 어디로 이동하든 창작자의 권리가 살아 있는 디지털 경제 구조를 만든다.

 

3. 예술 생태계의 투명성과 글로벌 신뢰 구조 확립

 DID 기술은 단순히 예술가의 권리를 보호하는 도구를 넘어, 예술 시장 전체의 투명성과 신뢰를 복원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미술관, 경매장, NFT 플랫폼, 컬렉터가 모두 DID 인증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면, 작품의 출처, 거래 내역, 소유권 이전이 완전히 투명한 생태계가 구축된다. 위조된 작품은 블록체인 상의 DID 기록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즉시 식별된다.
 예술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출처(Origin)’에 대한 불신이었다. 하지만 DID를 통해 작품의 모든 이력이 블록체인에 남게 되면, “이 작품이 진짜인가?”라는 질문 대신 “언제, 누구에 의해 검증되었는가?”가 새로운 판단 기준이 된다. DID는 작품의 출처를 ‘믿음’이 아닌 ‘증명’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더 나아가 DID는 예술가의 경력 인증에도 활용된다. 신진 작가는 자신의 DID에 전시 이력, 수상 경력, 협업 프로젝트 기록을 등록해 예술적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이는 기존의 권위 중심 미술 시장 구조를 혁신하고, 누구나 자신의 신원과 창작 능력으로 평가받는 공정한 예술 생태계를 만든다.

 

4. DID가 열어가는 예술의 새로운 미래

 DID는 예술의 본질인 ‘창작’과 ‘진정성’을 기술적으로 보호하면서, 예술가에게 새로운 자율성을 부여한다. 디지털 시대의 예술은 단순히 작품을 만드는 행위를 넘어, 데이터와 코드의 세계에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과정이 되었다. DID는 예술가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스스로의 디지털 정체성을 소유하며 세계와 연결될 수 있게 한다.
 앞으로 DID는 NFT뿐 아니라 음악, 영상, 게임, 문학 등 다양한 창작 분야로 확장될 것이다. 예를 들어 뮤지션이 곡을 발매할 때 DID로 서명하면, 음원 스트리밍이나 리믹스, 저작권 사용 시 자동으로 로열티가 분배된다. 영화 제작자나 게임 개발자도 DID를 통해 창작 참여자 각각의 기여도를 투명하게 기록하고 보상할 수 있다.
 DID는 예술가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와 수익을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만들며, 예술의 가치가 투명한 신뢰 시스템 위에서 재평가되는 시대를 연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간의 창조성이 디지털 공간에서도 온전히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다.
 결국 DID는 예술과 신뢰, 창작과 기술을 하나로 묶는 혁신의 매개체다. 예술은 다시금 ‘복제 불가능한 유일성’을 되찾고, 그 중심에서 DID는 진정한 창작의 증명서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