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임사회의 태동과 인간 행위의 탈주체화 현대 문명은 인간의 능력을 강화하는 도구 문화를 지나, 기술이 인간의 행동을 대신하는 위임 문화로 진입하고 있다. 사람은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영역을 줄이기 위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일상 속의 수많은 결정을 기술에게 맡기는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 단순한 추천 알고리즘을 넘어, 금융·건강·소비·사회 관계·직업 선택·교육 경로·위험 판단 등 인간의 중요한 선택까지 AI가 대리 수행하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 변화는 인간이 ‘결정하는 존재’에서 ‘결정이 제공되는 존재’로 이동하는 과정을 만들어낸다. 인간은 더 이상 선택의 전체를 이해할 필요가 없고, AI가 제시한 옵션 중 가장 안정적이거나 효율적인 방향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삶을 구성한다. 이 구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