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정 데이터의 등장과 인간 존엄성의 재해석 인류는 오랫동안 감정을 인간만의 고유한 내면 세계로 여겼다. 사람은 기쁨·두려움·불안·욕망·동기와 같은 감정을 사회적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소비하며, 이를 통해 인간적 관계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데이터 사회로 전환되면서 감정은 더 이상 개인의 내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기술에 의해 측정·분류·추론되는 '감정 데이터’라는 형태로 외부화되기 시작했다. AI는 사람의 음성 떨림, 타이핑 속도, 대화 패턴, 심박 변화, 얼굴 근육 움직임 같은 미세한 신호를 기반으로 정서 상태를 추론한다. 이 과정에서 사람의 감정은 더 이상 비가시적 영역이 아니라, 수집 가능한 디지털 자원이 되어버린다. 감정 데이터가 데이터화되는 순간, 인간의 존엄성은 새로운 질문을 ..